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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자동차산업 판도 바뀐다
          2016-06-13 | 3029
디젤게이트로 개발 경쟁 가속
미·일·유럽 업체·정부 발빠른 대응
내연기관 차 판매 금지 계획도
중국, 2020년 500만대 보급 목표

국내 전기차시장 아직 걸음마 단계
좁은 국토에 단거리운행 많아
시설·정책 강화시 급성장 가능성

자고 나면 불거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화석연료를 태워 구동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어떠한 기술적 진전에도 대기오염 배출가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가솔린차든 디젤차든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모든 자동차는 석유자원의 연소로 움직이는 한 이런 족쇄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전기차는 석유 연료와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회전시켜 자동차를 움직인다는 점에서 친환경차의 가장 현실적인 모델로 떠오른 자동차다. 놀랍게도 전기차의 역사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10여년 앞서 있다. 무거운 배터리 중량, 긴 충전 시간, 일반 자동차의 두 배가 넘는 비싼 가격 등 낮은 경제성으로 실용화되지 못했을 뿐이다. 최근 미세먼지를 비롯해 공해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과거 그랬던 것처럼 전기차는 지나가는 미풍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돌풍이 될 것인가. 한 가지 분명한 건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각국의 움직임이 범상치 않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자동차 종주국 미국과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차세대 볼트(Bolt)로 전기차 시장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연말에 시판될 이 차는 1회 충전으로 320㎞를 달릴 수 있다. 차값은 3만7500달러(약 4300만원)로 예상된다. 지엠 쪽은 “합리적 가격의 장거리 주행 전기차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순수 전기차 시장의 도래를 상징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제품이 될 테슬라모터스의 모델3는 내년 말 출시 예정이다. 1회 충전으로 326㎞ 주행이 가능하고 가격은 3만5천달러로 책정됐다.
전기차 전문업체 테슬라가 신생 업체라면 지엠은 비교적 일찍부터 전기차에 공을 들여온 전통 자동차 회사다. 지엠은 1996년에 순수 전기차 양산체제를 갖추고 ‘EV1’을 세상에 내놓은 적이 있다. 성능은 꽤 괜찮았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 4시간이 걸렸지만 한 번 충전으로 160㎞를 달릴 수 있었다. 당시로선 뛰어난 성능인데도 지엠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기차 생산을 접고 말았다. 흥미로운 건 지엠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배기가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전기차를 개발했다가 생산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흐름과 관련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나라는 자동차 소비 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는 20만대가 넘는다.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판매업체로 떠올랐다. 비야디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을 해결하고 자동차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기차로 자동차시장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그때까지 충전소 1만2천곳, 충전기 480만대 설치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인프라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유럽에서도 전기차는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노르웨이에서 신차 판매의 30% 이상은 전기차다. 노르웨이 정부는 2025년부터 아예 무공해 차량만 판매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매연을 조금이라도 내뿜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네덜란드도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베엠베(BMW)와 벤츠, 아우디 등 막강한 자동차업체들을 거느린 독일은 전기차 개발과 보급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으나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독일 ‘빅3’가 잇따라 전기차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도 보조금 지원과 2020년 전기차 100만대 보급 계획을 내놨다. 일본도 발빠르게 움직인다. 일본에는 현재 급속충전기 6천기가 설치돼 있다. 한국의 330기에 견주면 충전 인프라가 크게 앞서 있다. 순수 전기차 보급도 지난해 1만2700대를 포함해 6만5천대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 경쟁 등을 종합할 때 전기차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전기차에 대한 우려와 단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메이커의 전기차 개발로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다급해졌다. 최근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떠밀려 내놓기는 했지만, 정부는 2018년까지 모든 고속도로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충전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경유차를 줄이고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려는 취지에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인프라 구축에 더 이상 미적대선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내 자동차산업과 정책이 전기차로 방향을 틀지 안 틀지는 차후 문제다. 전기차가 친환경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도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 자동차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기차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6천대에도 못 미친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454대다. 지금 수준으로 보면 국내 전기차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전기차를 보급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곳은 아니다. 국토가 좁고 단거리 주행이 많아 충전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편다면 전기차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혀온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 시간 등은 기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12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2020년까지 전기차 6개 차종을 개발해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국산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정부로부터 국내 최장 주행거리(1회 충전 191㎞ 주행) 전기차로 인정받은 차로 이달부터 판매된다. 물론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충전시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은 비교적 최근까지 전기차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했던 요인이다. 파격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테슬라 모델3의 예고 등판 말고도 다양한 전기차의 등장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전기차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만들던 애플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드는 등 이제 자동차 개발은 전통 완성차 업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구글은 자율주행으로 무인자동차 시대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진출이 자동차 시장에 던지는 파급력은 크다. 인공지능과 커넥티드 기술, 투자 여력을 동시에 쥐고 있는 거대 정보기술 업체들이 잇따라 미래 자동차산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전통 자동차산업의 생산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김경연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의 확산과 그 여파는 주변 산업에까지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할 정도로 강해졌다. 교통은 물론 전력과 에너지 인프라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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