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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의 신수종 車전장사업-LG 적자전환·삼성 수주난…속으로 ‘끙끙’
          2016-05-23 | 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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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삼성과 LG가 각기 차 전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자동차용으로 만든 곡면 LCD와 디스플레이 계기판. <연합뉴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이 경쟁 격화와 가격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IT기업인 삼성과 LG가 자동차 전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부를 신설하면서 2000년 삼성자동차 매각 이후 터부시된 자동차 관련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계열사인 삼성SDI는 이미 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선 LG전자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는 다양한 전장부품과 함께 운전자 보조 시스템,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을 제공하는 시스템) 등이다. 삼성은 지금까지 전자 계열사 중심으로 축적된 기술을 이용해 단기간에 사업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차량용 플랫폼을 내놓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현재 모바일 생태계에서 애플과 구글처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라고 설명했다. 성큼 다가온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에 삼성의 역량을 펼 분야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LG는 삼성보다 시기 면에서 한발 앞섰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사업을 지목한 LG는 2013년에는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를 별도로 만들었다. 그 결과 이미 GM, 메르세데스-벤츠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차량용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도 점유율 30%를 웃돌며 업계 1위 성적을 자랑한다. 올해 VC사업부문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3385억원으로 확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IT기업이 차 전장에 목매는 이유는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전장은 전장품을 많이 사용하는 고급차 시장 성장,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대중화와 함께 향후 10년 이상 꾸준한 상승곡선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장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7.4% 성장한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050년에 이르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엔진, 모터, 차체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치고 나머지는 IT기기와 소프트웨어의 몫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내놓은 바 있다.

그뿐 아니라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의 수요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접목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전장품 개발 여지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국내 자동차·전자 관련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이 전장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는 이유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삼성, LG 등 IT기업들이) 기존 완성차 기업들이 갖고 있지 못한 역량을 바탕으로 전장부품을 생산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스마트카 분야의 플랫폼을 강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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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양 사 모두 ‘글쎄’

▶네트워크 구축에만 수년 걸려

현재까지 스코어만 놓고 보면 먼저 시작한 LG의 점수가 높다.

LG의 VC사업본부는 1분기에 59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10월에는 GM의 전기차 개발 파트너로 선정돼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에 핵심 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GM은 현재 전기차 ‘Volt’를 생산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Bolt’를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도 삼성보다 더 적극적이다. LG는 2014년 6월과 11월에 각각 ‘OAA(Open Automotive Alliance·구글 중심의 스마트카 개발 연합)’와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AT&T 중심의 4G 기반 스마트카 개발 연합)’에 가입했다. 두 연합에 가입한 글로벌 업체만 GM,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혼다, 파나소닉, 엔디비아, 퀄컴, 에릭슨, 현대차 등 50곳이 훌쩍 넘는다.

반면 삼성 전장사업부는 아직 매출은커녕 제대로 된 수주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을 제외하면 삼성전기나 디스플레이에서 자동차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 지난해 만들어진 전장사업부는 이제 출발선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한 간부는 “조직은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된 전문인력도 다 확보하지 못했다. 자연히 본격적인 수주는 힘든 상태다. 1분기만 따져보면 수주는 사실상 ‘제로’ ”라고 토로했다.

차 배터리에서도 LG가 선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는 지난해 말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서 LG화학은 1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일본의 파나소닉에도 뒤져 3위에 그쳤다. 자동차용 배터리는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전기자동차 시장의 핵심 부품이다. LG화학은 GM과 다임러, 아우디 등 전 세계 20여개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삼성SDI는 BMW와 폭스바겐 등 10여개 업체에 납품한다.

물론 LG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 내는 일은 여전히 버겁다.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 출범 후 처음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지만 올 1분기에는 다시 15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최근 전장사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 시기를 묻자 “아직도 멀었다. 테슬라나 포드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공급도 아직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 발언은 수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배터리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본다. 2018년부터 그동안의 투자활동이 조금씩 결실을 맺을 것이란 기대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CEO 간 맞대결 관심

▶M&A에서 맞붙을 수도

차 전장이 두 기업의 신수종으로 사업영역이 정확히 겹치는 만큼 CEO 간 경쟁 또한 치열하다. LG는 오너 경영인인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해 말 신성장사업 추진단장을 맡아 자동차 전장사업부문을 직접 육성 중이다.

사업부는 출범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에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최근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까지 겸하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구조에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선 미래 동력인 차량용 부품사업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권 부회장이 대표 직속 조직으로 배치한 전장사업팀의 조기 사업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협력 모델 발굴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두 회사 간 경쟁이 M&A(인수합병)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서트는 보고서에서 “전장사업은 업계 평판과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 B2B(기업 간 거래) 분야기 때문에 삼성이 M&A 등을 활용하지 않으면 LG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본준 부회장 역시 전장사업 관련 M&A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시장에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물론 삼성과 LG의 경쟁이 우리 산업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에서 부진했던 LG가 절박하게 신사업에 도전하면서, 일부 분야에서 두 기업이 새로운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경쟁관계로 인해 두 기업의 기술력은 더 빨리 향상될 수 있고 우리나라가 해당 분야의 중심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물 안 경쟁에 머물 게 아니라 중국을 잠재적 경쟁자로 봐야 한다. 자동차 배터리만 해도 중국 제조사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우리 업체들과 격차가 거의 없다. 디스플레이나 조선, 철강 등에서 나타난 공급과잉이 눈앞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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