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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탈출하라… 전기차·배터리 시장 돌파구 찾는 K배터리[조선일보]
          2024-03-25 | 99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첫 단독 공장 건설을 검토한다. 그간 북미 지역에 단독·합작 공장 모두 추진한 경쟁사와 달리 단독 공장 없이 완성차 기업과 합작만 준비해온 삼성SDI로선 공격적인 투자다. 투자 시기는 미확정이지만,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미국 단독 공장 건설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공식화했다.

업계에선 K배터리 3사 중 가장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취했던 삼성SDI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증설 러시를 벌였던 2022년에도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북미 합작(JV)에 집중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 독자적으로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했었다. 최근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미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불황 속 투자’를 택했다는 평가다. 회사마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차세대 원통형 등 포트폴리오 확대

전기차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당선 가능성,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재무 부담, 중국산 중저가 배터리 공세 등 미래 전기차 시장을 우려하는 요인은 여전하다. 이런 변수에 따라서 ‘캐즘(시장 확대 이전 일시적인 수요 정체기)’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배터리 3사는 기준 금리 하락, 전기차 신차 라인업 확대를 기다리면서 올 하반기 생산을 앞둔 ‘원통형 배터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미국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주목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가시화하고 있다. 그간 파우치형·각형 배터리가 대세였는데, 테슬라 신차에 탑재될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두고 한일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LG엔솔이 이르면 ‘올해 8월’ 양산을 시작하고, 다른 기업들도 다양한 원통형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며 완성차 기업과 생산을 조율하고 있다. 삼성SDI가 검토 중인 미국 단독 공장에서도 원통형 배터리 생산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0조원 돌파한 수주잔고가 캐즘 버틸 체력

국내 배터리 3사로서는 합계 기준 1000조원을 돌파한 수주 잔고가 캐즘을 버텨낼 체력이다. LG엔솔 김동명 사장은 최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비용의 최소화, 효율적인 인력 운영 등 비효율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것을 뛰어넘어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신속한 의사 결정과 조치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밀도 있게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간 상향 평준화된 배터리 시장에서 에너지 밀도, 출력 업그레이드에 집중해왔다면 중저가 모델의 가격 경쟁력에도 시선을 옮기고 있다. LG엔솔은 중저가 전기차용 미드니켈(니켈 함유량 40~60%) 배터리 모델을 확대하고, CTP(Cell to Pack) 신기술을 도입해 가격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CTP는 배터리셀을 패키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부품에 해당하는 모듈 비중을 줄여 더 많은 배터리셀을 배치하는 기술이다. 부품 수가 크게 줄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후발주자로 2017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SK온은 2022년까지 공격적 투자를 통해 외형 성장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고성장·고수익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경쟁사 대비 미국 수주 비율이 높다. 고객사와 파우치형·각형에 이어 원통형까지 배터리 폼팩터(규격)를 다양화하면서 장기 체력도 키운다는 전략이다. 최근 일본 완성차 닛산에도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작년 수주 잔고도 전년(2022년·290조원)보다 약 110조원 늘어나 400조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도 작년 기준 역대 최대인 1조1364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2027년 양산 계획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시설 투자 규모도 작년(4조3000억원) 이상을 예고했다.

◇완성차의 속도조절…공급 과잉 버텨야

정부도 배터리 업계의 장기 경쟁력을 위해 향후 이차전지 산업에 5년간 총 5000억원 이상 R&D 예산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 충북 청주시 LG엔솔 공장에서 수출 지원 간담회를 열고 “이차전지는 전기차, 바이오 등과 함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서 큰 역할을 해왔지만, 전기차 업계의 배터리 재고 조정 및 광물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선제 투자를 확대하고 전고체 배터리 등 초격차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수주는 탄탄하지만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있다. K배터리가 북미 중심으로 증설한 대규모 공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세운 완성차 기업의 생산 조절에 대해 배터리 한파가 길어질 우려도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기차 시장 침투율이 아직 10%이기 때문에 시장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면서도 “트럼프 변수, 공급 과잉에 대응하는 동시에 비(非)중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점유율 역전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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