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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는 전기차…명품차 제네시스, 시장선점 나선다[매일경제]
          2021-09-03 | 107

2025년 신차 100% 전동화
2030년 전기차 8종으로 재편
판매목표 4배 늘려 40만대로
EU 탄소세 비용 감축 포석도
국내 車산업 지각변동 예고
내연기관 부품업체 도태위기
생산인력도 구조조정 불가피


◆ 현대차의 전기차 승부수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제네시스 새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설명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제네시스 새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유튜브 영상 캡처]
2일 현대자동차그룹이 4년 뒤인 2025년부터 제네시스의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룹 내 유일한 고급화 차량 브랜드인 제네시스부터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2015년 탄생한 현대차의 브랜드 이름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포르쉐, 도요타의 렉서스, 포드의 링컨처럼 아예 별도 브랜드로 일반 현대차 모델과 구분을 지은 고급 차종이다. 당시 제네시스 출범 행사에 직접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6년 만에 "제네시스의 담대한 여정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만 출시하고 2030년엔 G80·GV80 등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시장 선점, 둘째는 타이밍(시점)이다.

◆ 전기차 성공작 누가 먼저 내나

그간 벤츠나 폭스바겐 등 세계 완성차 경쟁 업체들도 수많은 전동화 차량을 내놨다. 하지만 전기차는 빠른 출시 속도에 비해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았다. 많은 소비자들이 "그래도 아직은 내연기관차"라고 생각했고, 이미 테슬라 등 전기차 전문 업체가 소수의 마니아층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그간 출시된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가운데 성공 모델로 테슬라와 함께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포르쉐의 '타이칸' 정도를 꼽는다. 그만큼 전기차는 아직도 초기 단계여서 시장 선점 기회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제네시스는 2015년에 출범했지만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시기를 2016년으로 잡으면 역사가 이제 고작 5년에 불과한 브랜드다. 올해 7월 첫 전기차인 G80 전동화 모델을 내놨지만 이는 내연기관차 G80에 배터리를 탑재한 것일 뿐,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에서 생산하는 진정한 전용 전기차는 'GV60'이라는 이름으로 아직 출시 대기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중요성이 갑자기 커지다 보니 빠른 흐름 속에 제대로 성공한 전기차 모델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결국 전기차에 고급화 이미지를 더하는 게 필요한 만큼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제네시스가 2030년부터 갖출 8개 전동화 차량 라인업.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사진설명현대차 제네시스가 2030년부터 갖출 8개 전동화 차량 라인업.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제네시스가 내연기관차 신차 출시를 4년 뒤 중단하기로 한 건 말 그대로 타이밍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친환경 전략을 통해 2035년부터 유럽 내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에 앞서 2026년부터 EU로 수출되는 차량에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에는 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내놓겠다는 건 탄소세 부과 1년 전부터 관련 비용을 아예 제거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는 2030년부터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도 중단함으로써 2035년엔 유럽이 원하는 탄소배출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단순히 시기만 천명한 게 아니다. 순수 전기차는 물론이고 그간 '넥쏘' 차량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해온 수소전기차 분야에도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함께 출시하는 '듀얼(Dual·이중)' 전동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는 2030년부터 기존 차종을 재정리해 8개 전동화 모델만 운영한다. 이들 전동화 차량은 그해부터 연간 40만대씩 생산될 예정이다.

현재 제네시스는 차량을 모두 국내에서만 생산한다. 2019년까지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밑돌았던 제네시스는 지난해 내수 10만8384대, 수출 1만9981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세계 시장 판매 10만대 선을 돌파했다. 올해는 1~7월에만 12만1494대를 팔아치워 벌써 지난해 전체 실적인 12만8365대에 근접했다.

◆ 넘어야 할 산은 부품·인력

문제는 계획 수립에만 머물러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고급화 차량 제조에서 이미 기술력을 입증받은 현대차그룹도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 없이는 전동화 차량을 못 만든다.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는 국내 대기업도 만들고 있지만 전기모터 등을 생산하는 부품 업체 수와 기술력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번 제네시스 선언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엔 지각변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차 부품 업체 가운데 전기차 관련 비중은 5% 남짓"이라며 "부품 업체의 전장(전자장비) 생산 비중을 20~30%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들의 기술력 제고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연기관차가 전동화 차량으로 바뀌면 엔진 대신 배터리(또는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만 남는 셈이고, 더구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생산하게 되니 해당 차량 제조에 투입되는 인력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품 업체 역시 전동화 차량에 맞는 기술력 제고뿐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전동화 차량에선 완성차 제조 인력이 30~40%, 부품 업체 인력은 최소 40%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현대차가 이 부분에서 노조와의 갈등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 노조원의 평균연령이 매우 높아 앞으로 자연 퇴직 인원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 과정에서 제네시스의 전동화 전략을 실행하는 현대차가 고용 유연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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