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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늘어나는 전기차만큼 고장난 충전기 수리도 신경써야
          2022-11-22 | 207
올해 전기차 40만대 이를 것으로 전망···충전기도 빠르게 증가
설치에만 집중하고 관리엔 미비···전체 충전기의 10%가 고장
충전기 관리 위해 별도 예산 마련해야···담당 콜센터 운영도 필요

전기차가 대세다. 올해 국내 누적 전기차 수는 약 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가 빠르게 늘어나며 곧 10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충전 인프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공공 급속충전기는 물론, 심야에 이용가능한 완속 충전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는 충전 인프라 보급에 여념이 없다. 공공 급속충전기는 휴게소나 관광지 등 꼭 필요한 곳에 설치돼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완속충전기에 비해 충전비용이 높은 편이나,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완속충전기 설치는 아직까지 미비한 상황이다. 완속충전기는 심야에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심야엔 잉여전력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책정된다. 급속충전기보다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데도 유리하다.

문제는 정부가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심야용 전기비를 책정하는가다. 국내 전기비는 누진세 등 매우 복잡한 가격 구조가 설정돼 있다. 가격 정책에 있어 운신의 폭이 낮은 상황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누진세가 없고, 24시간 혹은 계절별로 전기 가격을 책정한다. 잉여전력의 경우 낮은 비용으로 책정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우리나라는 규제 속에서 별다른 전기비 차이가 크지 않다.

일본의 경우 전기비 차이가 상황에 따라 최대 10배까지 난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전기비 책정법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급속충전기는 높은 비용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완속충전기는 낮은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 전기충전 인프라 투트랙 전략이 요구된다.

물론 최근 한국전력의 적자 누적이 가중되며 내년 전기비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전기차의 최대 장점이 줄어들며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빌라와 연립주택 등지의 충전 인프라 확대 역시 향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빌라 및 연립주택의 경우 주차장이 좁고 공용 충전시설 설치요건에도 부합하지 않아 전기차 이용이 어렵다. 국민의 약 30%가 빌라나 연립주택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전기차 활성화 흐름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주차장 면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곳에 최소한 완속충전기라도 설치해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장난 충전기 관리가 미비하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충전기 설치만 강조하다보니 충전기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전기차 초기 이용자의 경우 고장 난 충전기로 인해 불편을 겪게 될 경우 ‘마니아’에서 ‘안티’로 바뀔 수 있다. 설치도 중요하지만 관리 역시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고장난 충전기의 수가 상당하다. 전체 충전기 중 10%가 고장 난 충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지의 경우 관리가 아예 되지 않아 절반 이상이 고장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나 지자체는 충전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인 필자는 이전부터 중앙정부 차원에서 충전기 관리예산을 별도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환경부에 요구해왔다. 충전기 지붕 설치와 더불어 고장난 충전기를 제대로 관리하자는 취지다. 이미 일본에선 별도 예산을 통해 고장난 충전기를 관리하고 있다. 고장난 충전기가 있으면 민관 구분 없이 우선 수리한 뒤 수리금이 지급된다.

또한 일본은 관련 콜센터를 운영하며 고장난 충전기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우리는 고장난 충전기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아 전기차 이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정부는 충전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충전기 관리예산을 별도로 책정해 충전 인프라 선진 국가로 거듭나길 바란다. 전기차 보급도 중요하지만 이에 맞는 충전 인프라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직시했으면 한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가장 큰 불만 사항을 해결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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