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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자율주행 전기차의 미래, 하부 플랫폼이 좌우한다
          2022-03-07 | 194
 1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내연기관차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무공해차 보급이 급물살을 탔고, 미래 모빌리티를 상징하는 'CASE'는 전기차 중심으로 결집했다.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셰어링과 서비스(Shared&Service), 전동화(Electrification)는 이미 국가산업 기본 명제이며, 자동차 업계의 절대적 화두다.

1만여 개 내연기관 부품을 절감한 전기차의 완전자율주행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임은 분명하다. 움직이는 차 안의 사람은 안전하고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의외로 그 미래는 차 밑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전문용어로는 섀시(Chassis), 인체로 말하면 하체다. 섀시 설계 관련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 지속되어 왔다. 연구 기간이 긴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상하체의 기계적 분리에 있다. 사람은 자동차 상체 안에 앉고 자동차 상체는 섀시 위에 올려진다. 일반적으로 4개의 바퀴가 사람과 자동차를 이동시킨다. 하체가 독립되었다는 것은 여러 종류의 상체를 위에 얹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자동차 설계에 대한 개념자체가 바뀐 것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혁신을 한국 전기차 부품 전문 기업이 해냈다. 발명품은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SbW)다. 'SbW'는 자동차 상하체의 기계적 연결을 삭제한 대신 전기 통신으로 자동차를 컨트롤하는 시스템 제품이다. 세계 최초 발명은 물론, 세계 최초 양산에 들어간다. 업계는 올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CES 혁신상(2021년), 정진기상(2021년) 등 국내외 혁신관련 어워드를 휩쓸기도 했다. 50여 년간 자동차 연구에 매진해 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울리히 크란츠 애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bW 없이 스케이트보드는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누(Canoo)사 대표(2019년) 시절 인터뷰 내용이다. 카누는 유독 섀시 플랫폼(스케이트보드) 완성에 집중해왔다. 그만큼 카누 전기차는 디자인이 자유롭다.

자동차 상하체가 분리되었기 때문에 'ECM(Electric Corner Module)'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ECM은 사륜 분리 제품으로 1개의 ECM에는 바퀴를 비롯하여 제동(브레이크), 조향(드라이빙), 현가(서스펜션) 부품 등이 통합되어 있다. 4개의 ECM이 네 바퀴라고 보면 된다. 올해 1월 CES에서 선보인 직각 이동 전기차에 ECM에 적용되어 있다. 게와 같은 움직임으로 큰 관심을 이끌어낸 미래형 전기차다. 배트맨카를 상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배트맨카는 모든 바퀴가 좌우 90도 이상 회전하며 제자리에서 360도를 돈다. 영화 속 다이내믹이다. 현실에서는 벤츠, 제네시스 등 최근 고급차에서 선보인 후륜 조향장치(RWS)가 사륜조향을 가능하게 하고 있지만 제한적이다. 테슬라 등 전 세계 전기차 주도 기업도 유사한 시스템 장착을 시도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 미래차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의 미래는 누가 선도하게 될까. 전기차 전용플랫폼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섀시 플랫폼이라는 세부 요소를 최적으로 구현해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만큼 섀시 플랫폼 기술 선도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 제작사는 물론 유수의 스타트업들이 섀시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2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비단 자동차 분야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섀시 플랫폼 기술 개발 분야는 상황이 다르다. 굴지의 자율주행, 전기차 전문 기업의 첨단 제품이 이미 세계 곳곳을 누비며 선두급으로 달리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가 전 세계 먹거리와 일자리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는 '분리'와 '통합'의 결정체다. 우리가 지금까지 잘해온 분야로 자동차 섀시 기술이 증명됐다.

완전자율주행,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열린 결말의 시장이 남아 있다. 그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도 한국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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