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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일본의 경제보복, 자동차 분야 기술 독립 계기로 삼아야
          2019-08-05 | 607
일본의 2차 경제보복으로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서 대부분의 소재, 부품 및 제품이 통제를 받게 됐다. 모든 산업분야가 망라되어 어디부터 문제가 터질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물론 시행되기 전까지 3주간의 완충기간이 있어서 정치·외교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현 상황으로 보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수입 지연이나 불허 등 모든 항목이 일본의 손맛에 따라 마음대로 움직이는 상황이이서 현재로서는 모든 것을 우리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강대 강'의 논리가 작용하고 이제는 무역 등 경제적인 부분까지 총망라하여 진행되는 만큼 국제 사회의 냉엄한 약육강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세계 경찰국가 미국도 트럼프 이후 모든 것이 변하여 이제는 '강국의 논리'만이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WTO 등 국제 사회의 호소도 필요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한계가 큰 만큼 지금부터는 우리가 모든 것을 해결하여야 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3가지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을 시작으로 이번에 발표된 백색국가 제외는 전략적인 활용을 이유로 모든 분야에서 진행하겠다는 뜻이어서 각 분야의 철저한 준비가 더욱 필수적이다. 항상 얘기하는 수입·수출 다변화와 원천기술과 국내 양산은 기본이며 그 동안 소홀히 했던 소재와 부품 및 첨단 기계에 이르기까지 국산화라는 숙제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히 진행해야 한다.

바로 해결하여야 하는 긴급 문제 해결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길게 보는 해결책도 이번 기회에 생각해야 한다. 이번 사안으로 국민 개개인의 분노가 커지고 있고 상황에 따라 자괴감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모두가 '전투 모드'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상황은 결국 무기를 사용한 전쟁이나 다름없는 '경제 전쟁'이나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그 동안 규제 철폐에 대한 내부적인 해결을 항상 강조해왔던 문제점을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타국의 외침에 따라 결사적으로 뭉치고 네거티브 정책으로 규제가 일거에 풀려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기회가 일본으로부터 기술독립을 해야 하는 단초가 되었고, 각 분야에서 얼마나 많이 일본의 각종 산업에 종속되어 있었는지 확실하게 인지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해결의 단초가 되어 빠른 기간 내에 해결되더라도, 우리나라가 일본의 종속적 기술에서부터 확실하게 독립하여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게 만들어주었다.

여러 분야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자동차 분야의 관심이 매우 높다. 지금의 자동차는 예전의 자동차 아닌 3만개의 부품이 조합된 융합제품이다.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의 총합이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이동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자동차 산업은 확실히 일본의 미쓰비시나 닛산 및 마쯔다 등 여러 일본 제작사에 의지하면서 발전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거의 독립적이어서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나 자동차는 철저한 경제적 산물인 만큼 부품 등 각종 시스템을 글로벌 소싱을 통해 사용하는 만큼 일본 제품과는 따로 떼어서 생각해본 경우가 없다. 지금 자동차 분야에서 두려운 부분은 부품 하나하나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 내 몸인지 네 몸인지 모른다'는 것이고 그 영향이 어느 깊이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일각에서 언급한 전기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이나 수소탱크용 탄소섬유, 전자회로에 많이 사용하는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 등 언급되고 있고 수소차용 스택에 사용하는 부품이나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등 너무나 많은 부분이 언급되고 있다. 거의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경우도 있고 20~30% 점유율에 머물러 있는 부품도 있다. 물론 상당 부분은 대체가 가능하고 이미 개발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국산화하면 되는 소재와 부품도 있다.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자동차 부품사 등에서 사용하는 부품 및 소재 생산을 위한 정밀공작기계라 할 수 있다. NC 머신이라고 하여 공장기계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등 상당수가 일본제다. 물론 이번 통제로 당장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을 하다가 고장이 나면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할 때 문제가 발생하여 생산이 중단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설사 문제가 된 부품이 발생해 다른 부품으로 대체가 된다고 해도 이 부품이 다른 시스템에 영향이 없는지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고 테스트해야 되기 때문에 양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짧게는 수주부터 길게는 수 개월이 소요된다고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당장 차량 생산이 끊어지는 아픔도 있을 수 있다. 설사 생산된다고 해도 충분한 테스트 기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리콜 등 자동차 하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만큼 자동차는 단순히 고장 난 가전제품과 달리 움직이는 생명 보호장치인 만큼 고민과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렇게 수많은 부품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산업에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직 하청구조인 4~5차 부품사까지 확인하여 자동차 산업계의 철저한 실태파악을 하고 수입 다변화 정책과 충분히 짧은 검증을 통한 국내 수급 방법은 물론 완성차 제작사에 영향은 있는지 하나하나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고통은 일본에 비애 수배, 수십배 클 수 있다. 손실도 클 수 있을 것이고 망하는 중소기업도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답은 분명하다.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 기술은 예전과 달리 비약적인 발전과 도약을 거듭해 왔다. 수십 년 전의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독립적 뼈대 기반을 갖추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결국 극복해내야 한다. 기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확실히 일본의 기술적 종속을 벗어나는 계기가 된 것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수십 년간 일본 수출 적자를 흑자로 만드는 시작점을 이번 기회로 잡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보고 길게 보는 정부의 시야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과 함께 정치·외교적 노력으로 하루 속히 이번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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