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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저가 전기차" 머스크도 'P의 레이스'…중국 '치킨게임' 시작하나[머니투데이]
          2024-05-08 | 72

탈 캐즘 로드맵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진입이 현실화했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 감축 후폭풍이 배터리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대중화 문턱에서 전기차 시장이 주저앉으면, 미래 먹거리로 여겨 온 배터리의 밸류체인이 붕괴한다. '죽음의 골짜기'에 직면한 배터리 업계의 현실을 들여다 본다.

[크라쿠프(폴란드)=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2024.03.06. /사진=유세진
중저가 전기차/그래픽=김다나
"2025년 초에는 저가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지난달 컨콜에서 한 말이다. 시장에 팽배했던 약 3400만원 짜리 저가 전기차 '모델2' 생산 포기설을 일축했다. 오히려 2025년 하반기에 맞춰져 있던 '모델2' 생산 일정을 앞으로 당겼다. 업계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본다. 캐즘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겪었고, 순이익은 1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캐즘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개념은 "전기차에 관심 있는 얼리어답터는 거의 구매를 완료했다"에 가깝다. 보조금을 받아도 최소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의 돈을 쓰며 전기차를 구입할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에 따른 불경기까지 겹쳤다.

상황이 이러니 캐즘 극복의 포커스는 '3000만원대 전기차'의 보급에 맞춰지고 있다. 이른바 'P(price, 가격)의 레이스'다. 보조금이 없어도 보통 사람들이 선뜻 구매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량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P의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GM, 포드 등도 중저가 라인업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포문은 중국 기업들이 열었다. 포화 상태인 중국 국내 시장을 벗어나 유럽 등에 저가 전기차를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중이다. BYD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중국 제외 글로벌 판매가 전년비 235% 증가했을 정도다. IT 기업인 화웨이, 샤오미 등도 '반값 전기차'를 표방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크라쿠프(폴란드)=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2024.03.06. /사진=유세진
[크라쿠프(폴란드)=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2024.03.06. /사진=유세진
핵심은 배터리 가격이다.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삼원계(NCM·NCA)에 비해 주행거리 등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이 불가피하다. 실제 중국 전기차들은 CATL과 BYD 등이 만든 값싼 LFP 배터리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 기업들도 'P의 레이스'에 합류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기아는 '레이 EV' 및 '니로 EV'에 LFP 배터리를 장착했고 후속 중저가 모델 출시 계획을 잡고 있다. 부품과 제어기 등의 통합 및 내재화, 설계·공정의 혁신 등도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하반기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설 계획을 세웠고, 리튬망간인산철(LMFP) 등 미들급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은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가치로 잡고 LFP 배터리의 2026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을 시작으로 LFP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만큼 저렴해지는 '배터리 프라이스 패러티(Price Parity)'가 와야 캐즘의 끝이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완전히 돌아서는 구입패턴을 만드는 데는 최소 3~4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기 구매비용이 같아지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실장은 "리튬 등 소재 가격이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2026년까지도 초기 구매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동등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전기차 가격이 내려온다면 총 소요 비용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인 주행거리 운전자에도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은 'P의 레이스' 과열에 따른 치킨게임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공급망에서 얼마만큼의 가격 인하를 용인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차량 가격 인하라면 이는 분명 완성차 기업들의 마진 훼손을 전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경민 기자], [이세연 기자],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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