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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노르웨이의 전기차 정책, 부럽지만 우리와는 차이가 많다
          2019-08-02 | 606

얼마 전 노르웨이에 다녀왔다. 업무차 및 휴가차 겸사겸사해서 다녀오면서 노르웨이 오슬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전기차 국가를 확인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노르웨이는 지난 20여 년간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가장 먼저 실천한 국가이다. 특히 지난 3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국에서 2025년 이후에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하도록 하는 선언을 유도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역시 현장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오슬로 시내 등을 운행하고 있는 상당수가 전기차였다. 우리나라도 지난 3년 동안 전기차 보급을 본격 시작해 올해는 약 5만대를 보급하고 있어서 빠르면 연말 정도에 전기차 누적대수 10만대 시대를 연다.

반면 노르웨이는 작년 판매된 신차 중 약 60%가 전기차일 정도로 이미 생활화되기 시작했다. 노르웨이에서 이미 전기차는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혜택이 많다. 신차 등 물품에 붙는 부가가치세 25%도 면제된다. 충전 전기비, 주차,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 길지는 않지만 오슬로 버스 전용차선 진입 허용도 가능하다.

특히 국토의 상당 면적이 피요르드 해안을 끼고 있어서 섬과의 연결 카페리가 중요한데 역시 전기차는 무료이다. 물론 최근 이미 활성화되면서 점차 혜택을 줄이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 등의 정책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수도인 오슬로에 운행되는 차량은 내연기관차 운행이 모두 중지된다고 할 수 있다. 어느 국가보다 강력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자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수입차이긴 하지만 수입차에 대한 차별도 없어서 그만큼 전기차 활성화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도 기아차 니로와 현대차 코나, 아이오닉 등의 다양한 전기차가 길거리를 수놓은 보습을 보면서 우리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노르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에너지의 친환경 보급이라 할 수 있다. 광활한 국토를 배경으로 전체 보급 전기에너지의 약 97%가 수력발전소 등에서 생산되고 인구밀도도 500만명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국토 크기는 우리의 4배가 넘는 광활한 지역이다. 동시에  석유자원도 적지 않게 생산되지만 오염원을 배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수출 지향형이라 할 수 있다.

국민소득 7만 달러 이상으로 세금은 50%에 이르는 세계적 사회 복지국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는 부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정책은 참고는 될망정 한국형 모델로의 도입은 고민되는 부분도 많다.

우선 전기에너지의 보급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는 탈 원전을 선언하였고 LNG발전이나 석탄발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보급측면에서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을 하고 있으나 생태계가 완전히 다른 노르웨이와는 크게 악화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사람이 거의 없는 지역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우리와는 달리 적절한 바람을 가진 지역 등을 풍력발전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이점이다.

이런 조건들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전기차와 보급화와 관련해 고민해 볼 것이 많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여건들이 맞지 않아 여러가지 부작용이 주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노르웨이는 일반 길가에 간단한 기둥 모양의 충전기가 다수 설치되어 있다. 그냥 전기차 주차장에 주차하고 간단히 연결하여 무료 충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장황하게 큰 장치를 설치하고, 없는 공간을 찾아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실용적인 형태이면서 경제적인 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공간이나 시작적으로 여유가 있고 서두루지 않는 생활습관과 더불어 전기차는 이미 노르웨이 국민들의 일반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도심지의 약 70%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그 좁은 공용주차장에 주민들의 합의서를 받아서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먼저 거쳐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동용 충전기이다. 전기에너지의 비용은 올려야 하고 충전시설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타난 자구책이다.

보조금에 크게 기대는 모습도 노르웨이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다. 그 동안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보조금과 각종 혜택을 만들었고 지금도 충전시설 확대에 여념이 없다.

노르웨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시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환경에 크게 다르고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영역도 참고는 될망정 직접적인 정책 도입은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필자는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맡으면서 다양한 전기차 인센티브 정책을 자문하였으나 유일하게 도입을 하지 못한 부분이 바로 도심지 중앙 버스전용차로의 전기차 비보호 진입이다. 당시 부처 간의 생각 차이와 이해 관련 단체의 고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도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지난 20여 년간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에는 어느 이동수단도 진입을 하지 못하였으나 출퇴근 시간을 빼면 항상 비워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제는 활용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당시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를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한산한 시간대에 전기차 비보호 진입을 허용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우리가 확실하게 전기차 시대를 당기고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당장 우리 시장부터 네거티브 정책의 과감한 시행을 통하여 규제 일변도의 시장을 푸는 것이 우선 시 작돼야 한다. 노르웨이의 환경과 일관된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부러워하면서 한국형 선진 모델 구축이 하루 속히 안착되기를 기원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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